의정부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 퇴임 감사미사가 4월 29일 주교좌의정부성당에서 거행됐다. 전 제주교구장 강우일(베드로) 주교와 전 의정부교구장 이한택(요셉) 주교 등 한국교회 주교들과 교구 사제단, 수도자, 교구민 등 미사 참례자들은 교구 발전을 위해 힘쓴 이기헌 주교의 헌신을 되돌아보고 감사를 표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하느님 뜻에 따라 주교로서 25년이라는 시간을 마치고 또 다른 의미에서의 새로운 삶, 아름다운 황혼의 시기를 맞이하게 됐다”면서 “삼엄했던 1·4후퇴의 날 무사히 남쪽으로 넘어왔던 일부터 두렵고 떨리던 주교로서의 첫걸음, 그리고 지금 이 순간까지 나에게 위안을 주고 이끌어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서 “신자들이 기도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제들이 먼저 기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며 “교구가 설립 2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교구가 새 교구장님과 함께 영적으로 더 성숙해지기를 바라며 여러분 모두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영성체 예식 후에는 이 주교의 교구 사목 여정을 담은 영상을 다 같이 시청하고 꽃다발 증정, 영적·물적 예물 증정과 감사 인사가 있었다. 강우일 주교는 감사 인사에서 “이 주교님은 남북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따뜻하고 온유한 성품으로 사제단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신 분”이라면서 “쉽지 않은 주교 생활의 짐을 내려놓고 즐겁고 허물없는 시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 외에도 의정부교구 홍보국장 이종경(비오) 신부, 의정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 고진철(라우렌시오) 회장이 이 주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사 후 신자들은 성당 앞에서 이 주교와 포옹하고 사진을 찍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이기헌 주교는 2010년 2월 의정부교구장으로 임명돼 14년간 봉직했다.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위원장, 문화위원회 위원장,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으며, 2010년부터 2022년까지는 한·일 주교교류모임을 진행하는 등 한국교회 발전에 헌신했다.

임금 체불, 휴식 미보장, 부당해고, 산업재해…. 아직 우리 사회에 만연한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노동자들은 고통받고 있다. 특히 산업재해는 생명을 앗아갈 수 있기에 예방뿐만이 아니라 사후 보상도 중요하다. 하지만 책임을 피하는 기업의 농간으로 피해를 인정받지 못해 절망하는 노동자가 많다. 5년 전 부산 경동건설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산재로 숨진 고(故) 정순규(미카엘)씨의 아들 정석채(비오·39·서울 성산동본당)씨도 아버지 죽음의 진상 규명을 위해 사측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정씨 사연을 통해 부당한 대우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전하고, 그들과 동반자로 함께하는 교회의 역할에 대해 알아본다. ■ 비수를 꽂던 것들 2019년 10월, 20년 이상의 건설노동 경력자였던 아버지 정씨는 옹벽을 설치하는 작업 중 비계(임시로 설치한 발판) 위로 올라갔다가 떨어지고 다음 날 숨을 거뒀다. 회사 관계자들은 유가족에게 “정씨가 2미터 높이에서 떨어졌다”고만 전할 뿐, 사고가 어쩌다 일어났는지를 설명하지 않았다. 사측이 최소 8가지 안전 규정을 위반했다는 전문가들 견해대로 경동건설의 잘못임이 확실했다. 아버지 정씨 휴대전화에 담겼던, 사고 1시간 전 현장 사진 속 비계에는 추락 방지 안전망도, 안전난간대도 없는 데다가 옹벽으로부터 45㎝ 가까이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5일 후 유가족이 현장을 찾았을 때는 안전망이 씌워져 있었고 난간대도 설치돼 있었다. ‘추락주의’ 경고판도 붙었다. 은폐 공작은 계속됐다. 피고가 된 사측은 아버지 정씨가 친필 서명했다는 관리감독자 지정서를 법정에 제출했다. 현장 안전 관리자인 아버지 정씨가 본인 사망과 산업재해 피해에 책임이 있음을 주장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유가족이 필적 감정을 맡긴 결과 위조된 서명임이 드러났고, 하청업체 관계자는 “고인의 부탁으로 대신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정의당 강은미(아가타) 국회의원의 국정감사와 여러 시사 프로그램으로 경동건설 측의 조작과 은폐 행적은 알려졌으나 유가족은 계속 싸워야 했다. 아들 정씨는 50번이 넘는 정보공개 청구와 1인 시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2심(항소심)까지 진행됐던 형사재판에서 책임자 처벌은 집행유예에서 그쳤다. 하청업체만 검찰에 송치하는 꼬리자르기식 수사도 유가족의 투지를 시험했다. 책임 회피하는 사측 안전장치 미비로 숨진 노동자 정씨 사측은 책임지지 않으려 은폐 공작 급기야 사문서 위조 시도하다 들통 가해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빈소를 다녀간 하청업체 관계자들이 “유가족이 폭력배를 동원해 폭행, 협박을 했다”고 허위 고소를 했다. “고소를 취하할 테니 아버지 정씨 사건을 종결하자”는 사측의 종용이 이어졌다. 국정감사 후에는 ‘정순규는 술 먹고 자기가 실수해서 죽었다'는 근거 없는 악성 댓글들이 달렸다. 고군분투였다.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 핑계가 되기도 했고, 경동건설과 수많은 이해관계를 가진 언론사와 시민단체, 종교계에 외면받았다. “살 만큼 산 사람의 죽음을 청년들 죽음에 비교할 수 있냐”는 말은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대기업을 상대로는 안 된다’고,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니 싸움은 그만두고 네 인생을 살라’는 말이 가장 상처가 됐어요.” 아들 정씨는 “가까운 이들에게 이해받지 못하고 무관심 속에 멀어지는 현실이 가장 가슴 아팠다”고 호소했다. 이어 “잔혹한 산재 사망의 현실이 시민들에게 얼마나 무감각한지 여실히 드러나는 방증”이라고 역설했다. ■ 교회의 동참 교회는 「간추린 사회교리」에서 “교회의 사목적 관심의 중심에는 더욱 시급한 노동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267항)고 언급한다. 우리 사회의 노동문제에 대해 깊은 사목적 관심이 필요하며,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는 노동 현실 속에서 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어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계를 위해 열악한 조건을 견디는 나쁜 일자리가 느는 현실에서 가톨릭교회는 용기 내어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가난한 노동자들이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자 “이웃이 되어주는 것”(루카 10,35)은 성경에도 명시된 교회의 역할이다. 가톨릭교회의 동반 노동자도 하느님 모상 닮은 창조물 비정규직 등 노동 현안에 주목하며 아픔 달래주고 부당함 함께 외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김시몬 시몬 신부)도 그러한 가르침에서 원·하청 구조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 사망사고, 사내 하청 불법 파견, 정리해고, 정부 주도의 노동조합 탄압 등 주요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노동 현안에 주목하고 부당함을 호소했다. 단식 및 고공 농성을 하는 노동자, 산재사망 유가족을 지원하고 돌봄노동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피정을 마련했다. 또 삼성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의 모임인 ‘반올림’ 농성장 지킴이들, 코로나19를 핑계로 정리해고된 아시아나케이오 항공 노동자들 등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꾸준히 연대해 왔다. “교회의 연대는 힘없는 저희에게 가장 큰 방패였어요.” 아들 정씨도 “함께하는 교회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싸우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당 성가대 단원들은 같은 단원인 정씨를 위해 1주기에 부산까지 내려와 연도를 바쳤다. 다른 교구 성당들까지 발로 뛰어다니며 탄원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서울대교구의 노력으로, 집행유예로 그쳤던 1심 이후 대검찰청 앞 항소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기도 했다. 2주기부터는 부산교구에서 기일마다 추모미사를 봉헌하게 됐다. 재판이 열릴 때마다 전국에서 사제·수도자들이 달려와 줬고 자필 탄원서도 보내주는 등 힘을 보태줬다. 2022년 5월에는 서울·부산·인천교구 노동사목위원회가 항소심 재판, 정의로운 판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비난받는 가족에게 방패가 되어줬다. 현재 ‘사문서 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고소로 새로운 대응을 준비하는 정씨는 “특히 연대해 주시는 수도자들 말씀에 큰 격려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 예수님도 이해받지 못하고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의 죽음도 그와 다르지 않지요. 예수님께서 지금 살아계셨더라면 수도원이 아니라 형제님 옆에서 같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셨을 겁니다. 저희가 응원합니다.” ■ ‘사람’인 노동자를 위하여 교회의 역할은 노동자들은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 어떤 경우에도 돈이 인간의 존엄성보다 우위를 차지할 수는 없다는 하느님의 뜻을 끊임없이 전하는 것이다. 김시몬 신부는 “이익만을 추구하면 사람에게도 효율의 잣대를 적용하게 된다”며 “저마다 일터에서 충실히 일하는 모든 이가 나와 같은 하느님의 자녀라는 마음을 갖고 인격적인 존중과 감사한 마음을 갖는 신앙인의 모습을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하여 만들어진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정부과 재계의 무력화 시도를 막고, 원·하청 구조에서 안전과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노조법 2.3조 개정’을 위한 활동도 노동·시민단체와 더불어 개선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교회의(의장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4월 19일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을 펴냈다. 2023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집계된 통계는 한국교회 신자와 성직자·신학생 현황, 교회 내 성사 활동과 신앙 교육, 사회사업과 해외 파견 현황 등을 파악해 사목 정책 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자료다. 통계 주요 지표와 함께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가 사목적 시사점을 제언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 분석 보고서’(이하 분석 보고서) 내용을 종합, 소개한다. 신자 597만675명, 인구 대비 신자 비율 3년째 제자리 저출생 고령화 현상 뚜렷... 65세 이상 신자 비율 26.1% 한국교회 신자는 597만675명으로 2022년 대비 2만813명 늘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5267만3955명) 중 신자 비율은 11.3%다. 신자 수는 소폭(0.3%) 늘었지만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3년째 제자리걸음이다. 한국 사회의 저출생 고령화 현상은 교회 안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3년 0~4세 신자는 2만4860명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4만9949명)보다 50.2% 감소했다. 반면 65~69세 신자는 2019년 37만1792명 보다 40.8% 늘어난 52만3305명이었다. 65세 이상 신자 비율은 26.1%로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비율 18.2%(통계청 ‘2023 한국의 사회지표’, 2024년 3월) 보다 6% 포인트 높다. 군종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의 65세 이상 신자 비율이 20%를 넘었고 안동교구(33.4%)와 춘천교구(31.9%)는 30% 이상이었다. 유엔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일 경우 초고령 사회로 본다. 교회가 사회보다 먼저 초고령 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분석 보고서에서 “유아 세례의 중요성에 대한 교리교육과 영유아 교육, 주일학교, 청년·청소년 사목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전반적이고 총체적 쇄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 노인 세대 신자가 많고, 성인 세례 비율이 높다고 젊은 세대가 나이가 들면 교회에 입문할 것이라는 예측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주일 미사 참례율 13.5%... 영세자 전년보다 1만 명 늘어 미사 참례, 성사 활동 코로나19 이전의 60~80%... 온전한 회복은 과제 주일 미사 참례자는 80만5361명으로 전체 신자 대비 주일 미사 참례율은 13.5%였다. 10년 전인 2013년(21.2%)보다 7.7%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영향으로 2020년 10.3%로 최저점을 찍은 주일 미사 참례자 비율은 점차 높아지고는 있다. 2022년 주일 미사 참례자는 2019년의 64.7%, 2023년은 74.5%까지 회복됐다. 팬데믹 이전 주일 미사를 참례하던 신자의 25%는 여전히 성당에 돌아오지 않은 셈이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엔데믹 선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감염의 우려가 어느 정도 제거된 상황에서 주일 미사 참례자가 (2019년의) 74.5%에 그친 것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교회의 성사 활동은 회복 국면이 분명하지만 팬데믹이 준 충격과 그에 익숙해진 신자들에게는 여전히 다시 교회에 나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시간이 지난다고 저절로 해결될 문제가 아님을 감안하면 교회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영세자 수는 5만1307명으로 전년(4만1384명) 보다 약 1만 명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영세자(8만1039명) 대비 63.3%의 회복률이다. 영세자는 안동교구와 군종교구를 제외한 모든 교구에서 남성보다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등록 예비신자 수는 3만9249명으로 2022년(3만421명)보다 8800여 명 늘었다. 등록된 성인 예비신자 중 그해 세례를 받은 비율은 87.9%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았다. 견진·병자·고해성사, 영성체 등의 성사별 참여 건수는 팬데믹을 지나며 차츰 늘고 있다. 견진성사는 전년 대비 7.1%, 병자성사는 22.5%, 고해성사는 12.6%, 영성체는 6.4% 증가했다. 견진성사 건수는 2019년의 68.6%, 병자성사는 90.6%, 영성체 73.0%, 고해성사는 73.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교구 신부 비율 17.5%... 원로사목자 등 고령 신부 지속 증가 새 사제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75명... 입학 신학생도 감소세 한국교회 성직자(부제 제외)는 전년보다 18명 증가한 5721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교구 신부는 4715명이다. 신부들의 고령화도 수년 전부터 두드러진 특징이다. 교구 신부 연령별 분포를 보면 65세 이상이 전체의 17.5%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65세 이상 신부를 제외하면 50~54세 신부가 13.9%로 가장 많으며 40~44세 13.8%, 45~49세 13.6% 순으로 나타났다. 교구 원로사목자 역시 지난 10년간 계속 늘어 2023년에는 전년보다 46명 늘어난 536명(전체 신부의 11.4%)으로 500명을 훌쩍 넘었다. 고령 신부와 원로사목자가 늘어난 반면 새 신부와 신학생은 계속 줄고 있다. 교구 소속 새 신부는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75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100명 아래로 떨어진 후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다. 신학생 수는 교구 790명, 수도회 228명 등 총 1018명으로 2013년(1264명) 대비 37.5% 감소했다. 2021년까지 130명 이상을 유지하던 교구·수도회 입학 신학생 수는 2023년 96명으로 전년(88명)에 이어 올해도 100명을 넘지 못했다. 교구 입학 신학생은 81명으로 2013년(143명)보다 43.4% 감소했다.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새 신부 수와 고령 신부 비율을 종합적으로 볼 때 수년 내 한국교회도 현재의 중년 신부들이 일선 사목에서 은퇴하면서 사제 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이라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좀 더 중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2023년 현재 한국교회에는 175개 수도회에서 1만1473명이 수도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수도자는 전년 보다 34명 감소한 1568명, 여자 수도자는 69명 감소한 9905명이었다. 수도회 수련자는 남자 34명, 여자는 166명이었다. 2013년과 비교해 남자 수련자는 65.3%, 여자 수련자는 53.8% 감소했다. 교구 설립 여자 수도회 수련자 중 한국인은 단 3명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은 86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에 한국인 100명, 외국인 33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사이 외국인 수련자의 비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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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사제단·신자 영적 쉼터 ‘군종영성센터’ 완공

군인 신자들과 군종 사제단이 영적으로 재충전할 수 있는 쉼터인 군종영성센터(센터장 김지훈 미카엘 신부)가 완공됐다. 군종교구는 4월 23일 대전 유성구 월드컵대로307번길 17 현지에서 교구장 서상범(티토) 주교 주례로 군종영성센터 축복식을 열었다. 1년여 공사를 마친 센터는 이날 축복식을 통해 교구 신자들과 후원회 회원들의 신앙심 증진 및 쉼을 위한 공간으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교구는 다른 교구와 달리 군인이라는 신분 특수성이 있는 신자들을 고려해 지난해 6월 센터 건축 공사에 착수했다. 군인 신자들은 훈련 및 당직 근무, 부대 일정으로 인해 피정 계획 및 날짜를 잡기 힘들다. 또 피정을 진행하다가도 부대에 먼저 복귀하거나 참가를 취소해야 하는 등 변수도 발생한다. 교구는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한 유기적 피정 및 교육이 열릴 장소로 센터 개소를 준비해 온 것이다. 시설로는 친교실, 강당, 경당 등 교구 신자들의 피정 및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들이 마련됐다. 주교관과 사제관도 있어, 전국을 누비며 장병 위문 등 사목활동을 펼치고 군에서 요구하는 교육 및 파견 등 업무를 진행하는 군종사제들이 잠시 편히 쉴 수 있다. 카페테리아와 게스트하우스 방 3개도 마련돼 있어 방문 신자들도 머물 수 있다. 건물은 영성센터 1개 동, 카페테리아가 있는 부속건축물로 구성돼 대지면적 1481㎡, 건물면적 918㎡, 지하 1층 및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축복식에서는 건물 각 층 성수 축복, 테이프 커팅식이 이어졌다. 교구 신자들을 위한 영성 쉼터와 기도의 집 필요성에 교구와 공감해 지원금을 보탠 전국 10개 군종후원회와 센터 설계 및 공사 관계자들에게는 공로패가 전달됐다. 서 주교는 축사를 통해 “교구에 신자 및 사제를 포함해 모두가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에 큰 의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센터가 교구 신자 여러분이 번잡함을 덜어버리고 마음의 평화를 되찾고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영적 연료를 공급받는 영적 주유소로서 기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축복식에 참석한 후원회원 허춘자(마르타·60·삼위일체본당)씨는 “타 교구 피정 장소를 쓸 때는 인원이 꽉 차 있는 등 불편한 적이 많았다”며 “마침내 교구 공동체만을 위한 쉼 공간이 마련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센터에서 신부님을 모시고 미사도 드리는 피정과 그룹 영성 교육 등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희망의 순례’ 전국적인 참여 요청

갈수록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희망의 순례’에 보다 박차를 가하기 위해 배론성지(주임 박동규 마르코 신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충북 제천 배론성지는 최양업 신부 묘소가 자리한 곳으로, 희망의 순례는 배론성지를 방문하는 것으로 완성된다. 배론성지는 지난 4월 15일 한국교회 본당 1784곳, 최양업 신부 관련 성지 13곳을 포함해 총 1803곳에 희망의 순례 참여를 독려하는 교구장 조규만(바실리오) 주교 서한, 최양업 신부 시복시성을 위한 전구기도 안내서, 희망의 순례 안내 대형 포스터, 최양업 신부 약력과 소개 자료 등을 발송했다. 또한 희망의 순례 안내 책자인 「희망의 순례자」 최신 개정판도 동봉했다. 「희망의 순례자」 최신 개정판은 몸이 불편한 신자나 순례에 참여하고 싶어도 여러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신자들의 요청을 반영해 희망의 순례 총 3650km의 여정을 묵주기도 1단에 1km씩 대신할 수 있도록 ‘최양업 토마스 신부 시복시성 기원 묵주기도 여정’을 새로 추가했다. 묵주기도로 희망의 순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은 최양업 신부 탄생지인 청양 다락골에서 선종지인 배론성지까지 총 30군데 목적지가 표시된 지도를 참조해 묵주기도 3650단을 바치면 희망의 순례를 완주한 것으로 정식 등재된다. 희망의 순례 완주자 등재 서류는 차후 교황청 시성부에 제출돼 시복 심사자료로 활용된다. 조규만 주교는 서한에서 “최양업 신부님 시복이 미뤄지고 있어 우리의 기도와 정성이 필요하다”며 “최양업 신부님이 시복시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희망의 순례 안내 포스터를 본당에 게시해 주시고 이 순례에 동참해 주시길 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론성지는 희망의 순례에 참여하는 전국 모든 신자들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햇살사목센터·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업무협약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한국교회 사목의 활성화를 위해 교회 연구소 두 곳이 손을 잡았다. 햇살사목센터(소장 조재연 비오 신부)와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소장 최영균 시몬 신부)는 4월 26일 서울 혜화동 햇살사목센터에서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두 기관은 가톨릭교회와 사회에 필요한 시대적 과제에 대해 함께 연구하고 교회 사목 활성화에 기여할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두 기관은 우선 교회 사목 활성화에 도움이 될 주제를 선정해 정기적으로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첫 심포지엄은 내년 상반기 세계청년대회 관련 주제로 내년에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두 기관은 향후 공동 연구 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면 손을 맞잡고 어느 영역이든 함께 연구를 기획, 실행할 예정이다. 조재연 신부는 “교회 연구소가 많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는 연구와 교육을 담당하는 역량 있는 오래된 연구소”라면서 “양 기관이 연구와 활동에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영균 신부는 “두 연구소가 협업해 한국교회 사목의 성숙을 위해 노력한다면 교구 간, 연구소 간 연대하는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면서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한국교회 안에 큰 반향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종합

장애인 성사생활 위한 사목적 배려 모색

한국교회가 장애인을 복지 대상만이 아닌 사목 대상임을 되새겨 전례 공동체 일원으로서 신앙생활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다. 이러한 논의는 4월 25일~27일 수원교구 양지 영성교육원에서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산하 한국가톨릭장애인사도직협의회(회장 현동준 도미니코, 지도 김재섭 요한 마리아 비안네 신부, 이하 한가장)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다뤄졌다. ‘장애인의 성사생활을 위한 사목적 배려’를 주제로 열린 세미나는 장애인들도 신자로서 권리와 의무를 실행할 수 있도록 구조적 장벽이 사라지고, 장애인 사목에 대한 교회의 배려가 넓어질 필요성에 대해 나누는 자리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특히 재가 장애인이 본당에서 전례 공동체 일원으로 함께 할 수 있는 교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모았다. 김재섭 신부의 주제강의로 시작한 세미나는 장애인 당사자 및 장애인과 동반하는 사제단, 연구자, 봉사자 등의 발제와 토의로 이어졌다. 김 신부는 한국교회가 장애인을 복지 대상으로 여겨 시설 운영에만 중점을 뒀으며,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충실히 돌보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도 신자로서 권리와 의무를 실행할 수 있도록 교구 차원을 넘은 전국적 사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교회 가르침도 장애인의 성사 생활을 보장하고 있다는 내용의 강의도 마련됐다. 한국가톨릭발달장애 부모모임 동반 사제 김길민(크리스토폴) 신부는 “성사생활과 교육은 모든 신자에게 있어서 권리이자 의무이며, 교회와 사목자들의 의무”(「교회법」제217조, 제843조)라며 “장애인이 성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장애인을 주체로 바라보는 사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청주교구 충북재활원 원장 김성우(이사악) 신부는 “해외에서는 제대와 가까운 자리에 장애인석을 마련하고 독서대와 제대로 이어지는 경사로 등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례를 도입해 장애인들이 전례 생활에서 방관자로 머물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장애인 전담사제 임명과 교회 차원의 위원회 구성 필요성도 지적했다. 수원교구 가톨릭농아선교회 안민기(스테파노) 회장은 “장애인 신자들이 원하는 것은 전담 위원회에서 통합 교육을 하고 성사를 주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장애인들도 언제든 능동적으로 전례와 성사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행사에서는 교회 건물의 장애인 접근성 문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리교육 교재, 발달장애인·농인에 대한 교리교육 프로그램 개발도 논의했다. 한가장 연구위원회(위원장 정중규 베네딕토, 담당 김길민 신부)는 세미나 자료와 토론 내용을 수렴해 전국에서 통용 가능한 ‘장애인성사거행지침’을 마련하고 주교회의에 건의할 예정이다.